글 수 544

오늘 낮 태양이 정수리 위에 붙박이처럼 서있고
후텁지근한 더위가 바짓가랭이를 휘잡고 늘어지는 시간
우리 뜰을 찾아온 허름한 옷차림의 노부부가 나를 보더니
반가운 얼굴로 나도 여기 와서 시 한 수 적었소 하며
두 조각의 휴지를 내민다.
한 쪽엔 우리뜰에서 체취한 1 그램도 안될 까만 매발톱 씨앗과
다른 한 쪽엔 부인에게 쓴 글이었다.
선생님이 참다운 사랑의 시를 쓰는 시인이시군요 하며
시집 한 권을 건냈더니 노부부는 매발톱처럼 손을 꼭 잡고
매발톱 씨앗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언덕길을 내려갔다.
명년 봄 매발톱꽃이 수줍게 피면 그걸 본 노부부는
오늘을 생각하며 환하게 웃겠지 .
아주 작은 배려가 온누리에 웃음꽃 피우는 세상이 되엇으면..
"휴지 위에 돌맹이는 바람에 날려가려고 해 얹어놓은"







아름다운 노부부의 글 감동입니다.
이러한 환경을 만들어 주신 촌장님 멋있어요.
휴지위의 돌맹이 조차도 한줄의 글이 됩니다.